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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기/서울 라이프12

오늘의 길에서 만난 사람 ​ 1. 출근버스 안에서 만난 화면속 목사님의 모습. 새벽기도 끝난지 20분도 안되었는데 말씀영상이 올라와있다. "오늘 하루 직장 어느 곳에 계시든지 하나님과 동행하시길 바랍니다" 2. 아직까지도 날 긴장시키는 사람. 이 사람이 나타나면 나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거울이 있으면 얼굴을 한번 쳐다본다. 시계도 한번 쳐다보고, 신발도 엉뚱한걸 신지는 않았는지 체크한다. 존재를 인식하는 그 순간은 매번 당황스러우나,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감은 정률법으로 감가상각되어 줄어든다. 시간당 20%!! 그러나 완전한 이탈은 불가능해, 이따금씩 날 당황케하는 이 분. 3. 지하철에서 만난 한동 후배. 아는 사이도, 인사해본 적도 없는 사이다. 유명했었나? 수업에서 같은반이었나, 이상하게 이름도 기억난다. 국내 영화감독과 같.. 2015. 7. 4.
블랙데이 ​ 야구 글러브를 산 이유는 토요일에 급야구경기가 잡혔기 때문인데, 글러브는 길들여진게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중고나라에서 하나 구했다. 하지만 전혀 길들여지지 않은 거의 새삥.. 좋으면서도 안좋은 느낌. 토요일 새벽한시까지 진성이랑 반포대교 공원에서 캐치볼하고 집에와서 잔도리집에서 같이 자고 네시반에 일어나서 회사선배 차타고 일산으로 가서 생애 첫 야구경기를 했다. 구름낀 날씨에 모인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의 호흡이 참 재밌게 느껴져 좋았다. 야구경기 마치고 오후에 교회에 와서 문득 거울을 보니까 이상하게 검은색 아이템을 주렁주렁 달고 온게 신기해서 모아서 한번 찍어봤다. 회사에서 받은 네파 아웃도어 시계 채석이형에게 선물받은 아이폰5 미국가기 전에 샀던 검은색 뿔테 안경 역시 미국가기 전에 산 스포츠 선.. 2015. 6. 15.
트라이앵글 카페 ​ 지난해 오월 육일, 통영에서 서울로 올라온 다음날 동네 구경을 하다가 알게된 트라이앵글 카페. 동네라기 보다는 조금 걸어나와야 하는 거리인데, 제기동 가로수길에서 영휘원 방향으로 나와서 경희대 가는 길로 올라오다보면 있는 곳이다. 영휘원의 돌담길과 좌우로 늘어선 나무들과 국립산림과학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등 볼거리가 많은 동네인데 작년에 처음 이 곳을 지나면서 카페 위치가 참 좋아보여서 언제 한번 꼭 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제서야 와 본다. 의자도 편안하고 패티오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좋다. 2015. 4. 1.
제기동 가로수길 ​​​​ 자주 가진 않으나 내가 좋아하는 제기로 17길. 자칭 제기동 가로수길. 이사를 앞두고 이 곳에 다시 들렀다. 나무들이 봄을 맞기 전이라 다들 알몸이었다. 이 동네는 한신아파트 뒤에 있는 동네로 엄청나게 후줄근하고 낡은 길인데 나름대로의 운치때문에 들를 때마다 편안한 느낌이 든다. 아래는 예전에ㅡ 어느날 낮엔가 찍은 사진들. 날짜를 보니 작년 오월 첫날에 찍었다. 오월이 되면 다시 푸르르르르겠지! 모두. ​ ​​​​ 2015. 4. 1.
달콤(씁쓸)한 인생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어는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달콤한 인생(A bittersweet life) 에서 이병헌이 나지막히 말하는 내레이.. 2015. 3. 30.
오늘의 일박이일 ​ 결혼식 제일 뒷테이블에 앉아 신랑신부는 제쳐두고 사람구경 하고 있는데 내 앞을 지나가는, 왠 멀대같은 (좀 잘생긴) 뿔테남이랑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은 마치 수질검사하러 온 공무원같은 눈빛. 나는 앉은 채였고 그는 키가 좀 큰 편이었던 터라 내심 '뭐지? 성시경 닮았는데 싸가지 없네' 라 생각했다. 그리고 오분 뒤에 그는 축가를 불렀는데, 그는 정말 성시경이었다. 생각해보니 여긴 지금 일박이일 두 PD의 레알 결혼식이었다. 사회자가 김준호였고 앞줄 하객석에는 김종민 차태현 정준영이 와있었다. 신기했다. 신랑은 대학교선배, 신부는 고등학교선배. 나의 한동과 거고가 이렇게 만나 결혼을 할수도 있구나. 더 신기하다. 샛별이 누나는 이름을 바꾸고 인기 인터넷강사다 됐다고 하고 블로그로만 안부를 나누던 인혜.. 2014. 12. 4.
오늘의 나른한 단상 무한의 흐름 속에 내던져진 인간은 그 무한함 속에서 어디로 흐를지 몰라 시간을 만든다. 연, 월, 일, 시의 개념으로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수시로 확인한다.그러더니 이윽고, 인간은 종말의 때를 만들어냈다. "12월에 하나님께서 한국전쟁을 내리십니다!" 한달의 시험공부 기간때는 그토록 공부를 안 하다가딱 하루만 남게 됐을 때 하루동안 열심히 하는 것처럼종말을 목표삼아 그때까지만 열심히 하면 돼, 하려는 모습. 그 때와 시는 아무도 모르나니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 고 하셨으니늬들은 꺼져랏 ! 2014. 11. 22.
시월 이십삼일의 출근길 ​ 이사한 뒤로 출근길에 보통 지하철을 타면 고려대-신당-을지로3가로 다니는데 신당역은 환승할 때 너무 더워서 , 고려대-동묘앞-종로3가역으로 와봤다. 1호선 이 코스는 지난번 집에 살때 다니던 코스인데, 종로3가역에서 내리면 회사까지 조금 더 오래 걸어야하긴 하지만 출구가 넓어서 하늘이 더 많이 보이고 바람이 더 많이 들어온다. 걸어다니면서 세상 구경을 좀 더 오래할 수 있고 덕분에 기분이 조금 더 좋아진다. 아침바람이 얼굴에 닿는 기쁨을 오분정도 더 만끽할 수 있어서 좋다. 종종 애용해야지! 사진은 작년에 살던 제기동역 1번출구 :) 2014. 10. 23.
익희조 아웃팅 ​​​​​ ​​ ​ 오늘은 성경공부 없이 조별로 나가서 쉬는날. 교회옆에 창경궁 창덕궁 인사동 대학로 낙산공원이 있으니 갈 곳은 참 많다. :D 창덕궁 비원에 가려다 매진되서 북촌마을을 구경했다. 매번 들러도 좋다. 낮고 번잡하지 않고 편안한 곳. 내려오는 길에 새로 생긴 뉴욕스테이크, 라는 집으로 우르르 몰려갔는데- 다음달 결혼하는 익희 형아가 후하게 쏘셨다. 하아. 2014. 10. 6.
오늘의 성시경과 바스티안 베이커, 씨스타와 장기하, 그리고 자우림 LUSH 콘서트에 다녀왔다. 러쉬가 화장품 이름인 것을 콘서트장에 가서야 알게 됐는데, 콘서트 이름이 냄새나는 콘서트라니, 정말 공연장 안에서는 화장품 향을 분사기로 계속 쏴주었다.신기한 마케팅. 첫 공연이 성시경 공연이었는데, 눈병에 걸렸다며 선글라스를 끼고 나왔다.마녀사냥에서 연일 활약 중인 그가 노래 부르는 모습은 실로 간만에 보았는데,잠시 지나간 그런 흔한 가수가 아님을 증명하듯 그의 목소리에 배어나오는 담담한 슬픔, 그리고 그 목소리 넘어관객들 한명 한명에게 심어주는 ㅡ 멜로디 이상의 아득한 그 ㅡ 감정들은 여전했다. 시경 형님은.그리고 나중에 삼십년 뒤 어버이날 디너쇼때 우리 아들이 날 성시경디너쇼에 꼭 보내주면 좋겠다. 두번째로 나온 Bastian Baker. 유럽의 ...뭐시기 라고 하던데.. 2014. 5. 11.
오늘의 불쾌함 오늘의 불쾌함 # 몹시 불쾌한 기분으로 깨어났다. 전 여자친구의 망상에서 허우적거리다 몹시 불쾌한 기분으로 깨어났다. 점심무렵 종필이로부터 카톡이 왔다. 본인의 부고를 알리는 내용이었다. # 몹시 불쾌한 기분으로 오후를 보냈다. 종필이의 죽음을 빈소에 직접 전화를 하고서야 실감했다. 죽음 앞에선 모든 것이 하찮아 보인다. 죽음이 스쳐가며 내게 내쉬는 곁바람이 몹시도 서슬퍼렇다. # 종필이는 이틀전 수면내시경 중 마취상태에서 간호사더러 나중에 술한잔 하자고 장난을 쳤었다. 깨어나서 그 사실을 알고는 몹시도 부끄러워했다. 그도 큭큭거렸고 그 글을 읽던 나도 큭큭거렸다. # 여전히 몹시 불쾌하다. 이 순간에도 그 생각이 큭큭거려 몹시 불쾌하다. 그 자식은 여전히 웃고 나머지 우리 모두는 운다. # # 고등학교.. 2013. 11. 29.
이 비는 나의 욕심 ㅡ이라는 몽니의 노래를 좋아한다.민하가 알려준 그룹, monni.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몽니의 노래는 마음을 이리저리 가지고 논다.때로 갈고리같은 것으로 후벼 파기도 하고때로 적당한 온도로 뜨뜨미지근하게(보다는 좀 더 뜨끈뜨근하게) 데워주기도 하고마음이 주룩주룩 흘러내리게도 한다. ㅡ을 들으면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때로 아침마다 문득 떠오르는 어떤 곡 한 곡, 그 한곡으로 하루하루를 재미나게 보낼 수 있을때가 있다.오늘이 그럴 것 같다.내가 좋아하는 노래. 흥얼거리는 멜로디.차분해지는 마음.들려주고 싶어.ㅇㅁㅇ)v ㅡ은 내게 이따금씩 어떤 욕심에 대해 떠오르게 한다.그러면서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들었던 생각은,어제와 같은 멘붕의 시간을 보내고도, 오늘 이 하루를 귀하게 쓸 수 있구나.욕심들이 .. 2013.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