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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기/통영 라이프9

extremely beautiful, exclusively sorrowful ​ 병원은 해 뜰때 열리고 해 질때 닫힌다. 수액걸이를 끌며 병실을 쏘다니는 할배들. 휠체어에 탄 채 바깥을 바라보는 할매들. 머리가 떡진 채 찬밥을 데워먹는 간병인들. 아무것도 모르고 신나게 게임만 하는 아이들. 개콘이 끝나면 병실도 불이 꺼진다. 잠오지 않는 이는 눈감은채 또다른 길고 긴 낮을 시작한다. 모두들 곪고 곯는 중에 역설적이게도 병원 밖 풍경은 지랄맞게도 참 아름다워서, 바닷물에 부딫쳐 까부셔지는 황금은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주는, 그러나 닳을 수 없는, 너무도 아름답고 내게만 슬프게 보이는. 나의 다큐3일 간병 체험기. 2015. 5. 25.
블라인드 사이드를 한번 더 봤다.엄마가 풋불을 잘 모른다는 변수에도 같이 보리라 마음먹고 틀었다.성공. 방학 때 엄마랑 얘기를 자주하면서 알게 된 건데, 엄마가 감정이입을 참 잘 한다. 영화, 다큐, 드라마, 음악, 성경, 특히 성경? ㅎㅎㅎㅎㅎ 이 영화였다.라디오국에서 일을 했어야 하는 내가 스포츠부 기자가 되서 쓴 첫 기사.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그 이후의 이야기.SJ는 농구스타였던 아버지를 따라 농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었고영화에서 배구선수로 나오던 콜린스 투오히는 장대높이 뛰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한다.확실히 그 집안은 운동집안이었나보다.첫 기사라 내 이름은 실리지도 못했고 내용을 다듬어 준 선배이름이 실렸다.아무래도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수고했다고 어깨를 두드리는 원선배가 고마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2012. 8. 24.
네이버 별점이 싫다. 요즘 영화를 자주 보면서 하게 된 습관인데,일단 잘 모르는 영화는 네이버에 들어가서 평점부터 본다.네티즌 평점은 빵꾸똥꾼데, 내가 보기엔 참 괜찮은 영화도 많고네티즌 평점은 열라 좋은데, 이런 건 내가 봐도 좋다. 그래서 영화를 가리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나는 여태껏 내가 엔딩을 본 영화 중에서, '이 영화 진짜 별로다' 라고 말할 만한 영화를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하지만 일일이 다 세어본다면 또 모를 일이다. 기억 안 나는 건 패스!)그 이유 중에 하나는, 겨우 하루뿐이긴 했지만 20분도 채 안되는 수업과제 영화를 찍을 때 도운 적이 있기 때문이고또 하나는 언론을 전공하면서 주위에서 밤새며 영상을 편집하는 많은 선후배들을 보았기 때문이다.작품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얼마나 많은 시간.. 2012. 8. 17.
열흘 전 1.10시 일어난다10시 동시에 밥상에 앉아 밥을 먹는다 11시 잠시 TV를 본다, 대개 음식관련된 프로그램이거나 뉴스다11시반 영화를 본다2시 영화를 하나 더 본다 3시 엄마랑 밥을 먹는다3시반 보던 영화를 마저 본다5시 영화를 하나 더 본다7시 아빠가 집에 온다7시반 밥을 먹는다8시 영화를 찾는다10시 드라마를 본다 월화수목11시 안녕하세요를 보거나 영화를 본다2시반 잔다한달반 정도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그렇게 재밌진 않다 2.오늘은 러셀 크로 형님의 the next three days와 리암 니슨 형님의 the grey를 봤다.the next three days 이 영화는 내일 엄마랑 같이 봐야겠다. 엄마가 좋아하는 특유의 긴장과 쫄깃함이 영화에 살아있다. 존 오트웨이로 분한 니슨 형님은 엔딩에서 .. 2012. 8. 17.
오늘의 엄마랑 이번 방학동안 같이 본 영화 목록: 최종병기활/ 완득이/ 고지전/만추/ 범죄와의 전쟁/ 건축학 개론/댄싱퀸/ 화차/ 블랙스완/의뢰인/ 퍼펙트게임/ 똥파리/무간도1 2 3/ 인셉션/ 마이웨이/메멘토/ 오싹한 연애/ 7광구/퀵/ 하울링/ 세얼간이/수상한고객들/ 킹콩을들다/ 코리아/블라인드/ 특수본/ 파괴된사나이/오쿠리비토/ 아부의 왕/ 절반 정도는 전에 본 영화인데 좋아서 엄마랑 다시 같이 봤다.영화는 주로 범죄+액션 영화가 많은 편이었고 건축학개론 같은 멜로물도 있었다.킹콩을 들다, 혹은 코리아, 퍼펙트게임 같은 스포츠물도 같이 봤고블랙스완, 세얼간이, 메멘토 같은 독특한 영화도 봤다. 그리고 방금 '오쿠리비토(굿&바이)'를 보고 방에 왔는데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라 엄마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 같이 봤는데 .. 2012. 8. 15.
간접체험 1. 간접체험며칠을 끙끙 앓았다.날 더운데 고열증상이 나서 에어컨을 틀었다가 껐다가 땀흘리다가 전기장판을 틀었다가 했다.하는 수없이, '김영호내과'에 가서 약을 받아왔다. 참고로 우리교회 집사님이다.열이 내린 뒤가 문제였다.몸 속의 열이 배탈을 일으켰는지 수십차례 토해내듯이 쏟아냈다.폭우였다.베이징 폭우가 내 항문까지 번진 줄 알았다.일일일똥 라이프가 맥없이 깨진 나날이었다. 장염까지는 아니고, 여름철 흔한 배탈증상인 듯하단다.며칠을 끙끙 앓으며물과 피를 모두 쏟아내신 예수님의 고통을 간접체험한 느낌이다.아직 감격스런 첫 '똥'이 나오지 않았는데, 똥을 십일조로 드릴 순 없음이 좀 슬프다. 2. 민짐통영에서 한 아이가 죽었다.산양면에서 10km 가량 떨어진 어느 야산에 시체가 유기됐다는 뉴스까지 들었다... 2012. 7. 28.
오늘의 아침에 본 것들 1.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학교가는 인평초글링 2.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학교가는 충무여중 애들 3.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학교가는 충무중 애들 4.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학교가는 진남초글링 5.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산책하시는 아저씨 6.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준비하시는 배잡이 아저씨 7. 통영대교 다리ㅡ해양공원 8. 집에 온 뒤로 거의 본 적 없는 오전 여덟시 9. 내 땀 10. 같이 자고 있는 엄마빠 뒷모습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2. 7. 16.
오늘의 쌤 #1. 도서관에서 나오다 익숙한 한 남자의 옆모습을 봤다. 손영진 샘이다. 정확히 십년 전, 대성N학원 영어 쌤. 대각선으로 마주했는데, 내게 등을 보인 채로 돌아가신다. #2. 가서 인사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내 관뒀다. 몇년 전 우연찮게 봤을 땐 그래도 그 당시 같이 학원다니던 친구 얘기하며 몇몇 나눌 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당최 떠오르질 않았다. #3. 쌤의 뒷모습을 보면서 횡단보도까지 걸어왔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혹 하는 생각에 대갈빡을 굴려보는데, 쌤 이름이 영진이던가 명진이던가, 헷갈린다. 집에 돌아와서 샤워하다가 생각났는데, 손명진은 얼마 전에 결혼한 축구동아리 형 이름이다. #4. 3년 동안 손영진 쌤한테 영어를 배웠는데, 웃기게도 내가 지금 통영에서 뻘짓거리하고 있는게 토익이다.. 2012. 7. 14.
오늘의 7달만에 읽은 7년의 밤 7개월 전 LA에 있을 때 재희형이 책을 한권 선물해줬다.[7년의 밤]당시 인기있던 책인 듯 했고, 뭔가 책도 두꺼운 듯하여 고민고민하다 골랐다.그리고 7개월이 흘렀다.반년 넘게 50페이지도 채 넘기지 못하였는데,이번에 방학이라 집에 내려오면서 제일 먼저 읽어야 할 책으로 정하고 읽었다. 두가지 생각이 교차했는데,1. 내용에 충실하려는 마음2. 학기 내내 달려온 마음을 달래려는 마음 어느쪽으로든 결과는 만족스럽다.사흘동안 곰곰히 저 책을 읽으며 4학년 김영호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었고소설 속 세령호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주인공이 표현하려는 바를 손톱만큼 알 것도 같은 기분과서원의 엄마, 강은주에 대한 결말이 비루해서 아쉬움이 남긴 했다.근래 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지만 가장 인상적인 엔딩이었다. .. 2012.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