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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기/서울 라이프

오늘의 일박이일

by 헤일매리 201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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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제일 뒷테이블에 앉아 신랑신부는 제쳐두고 사람구경 하고 있는데 내 앞을 지나가는, 왠 멀대같은 (좀 잘생긴) 뿔테남이랑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은 마치 수질검사하러 온 공무원같은 눈빛. 나는 앉은 채였고 그는 키가 좀 큰 편이었던 터라 내심
'뭐지? 성시경 닮았는데 싸가지 없네' 라 생각했다. 그리고 오분 뒤에 그는 축가를 불렀는데, 그는 정말 성시경이었다.

생각해보니 여긴 지금 일박이일 두 PD의 레알 결혼식이었다. 사회자가 김준호였고 앞줄 하객석에는 김종민 차태현 정준영이 와있었다. 신기했다. 신랑은 대학교선배, 신부는 고등학교선배. 나의 한동과 거고가 이렇게 만나 결혼을 할수도 있구나. 더 신기하다.

샛별이 누나는 이름을 바꾸고 인기 인터넷강사다 됐다고 하고 블로그로만 안부를 나누던 인혜누나는 서윤이를 안고 남편과 나왔다. 웅이는 고등학교때에 비해 살이 빠졌는데 얘기를 오래 하지 못해 아쉬웠다. 그 외에도 몇몇의 선배들이 보였지만 선뜻 인사하지는 못했다. 선후배 간 인사문화가 전통이던 우리학교였지만 나의 오지랖은 이제 아무데서나 불쑥 나오진 않는다. 그래도 얼굴이나마 아는 얼굴들이 있으니 반갑긴 하다.


수정이 누나는 학생회 후임이 된 나를 놈팽이라고 불렀었다. 이유는 알수 없었지만 그래도 관심이라 생각하며 학생회 생활부 전임자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보내드렸다. 누나는 수능을 앞둔 내게 스위스미스 코코아를 선물했는데,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이번에 기막힌 인연으로 다시 연락이 됐는데, 결혼식에는 코코아에 대한 답례를 위해서라도 꼭 가야겠다 싶었다.


너는 왜 내가 아닐까
이따금씩 생각하는 말
이제는 아줌마가 된 수정이 누나 블로그메인 타이틀이던 그 말


결혼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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