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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기/LA 라이프

꿈을 꿨다.

by 헤일매리 2011.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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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꿈 속에서 나는 두 명의 전우를 살해한 군인이었다.
아무도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훈련 중에 주위에 아무도 없는 야전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한 명은 얼굴이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한 명은 중학교 친구였다.
앞의 전우는 내 총을 맞고 살아났지만
다른 한 명은 죽은 걸로 알았다.

2.오랜만에 만난 선임 순일이가 애들을 이끌고 식당으로 가려 했고
옷을 갈아입지 못 한 나는 졸지에 당직을 서게 됐다. 
어깨에는 신기하게도 당직용 명패도 붙어있었다.
그 와중에도 '밤 꼴딱새면 내일 출근못하는데..'라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지 했다.

3.조차장님과 홍선배가 엎드린 채로 내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셨다.
우리 부대 애들이 걸어서 저 산을 넘어가려면- 에서 시작된 설명을
내가 결국 이해하지 못 하자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셨다.
'그럼 난 운전병이니까 아무튼 그냥 가면 되겠네' 했다.

4.차를 타고 갔는지 걸어갔는지 모르지만, 앞서 나온 그 산 중턱이었다.
거기에는 MC몽과 이지아가 있었다.
몽은 난데없이 주호민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꺼냈지만
내 머리속에는 주아민이 떠올랐다.
깨어나 찾아보니 주호민은 군대와 관련된 웹툰을 그린 작가다 
"짬" 꼭 읽어봐라 재밌다
이지아도 뭔가를 얘기했는데 기억나질 않는다.
억 이라는 단어가 몇 번 오갔던 것 같다.

5.어느 타이밍인지 모르겠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 친구가 두돈반 트럭을 타고 우리 부대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비로소 나는 스스로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 친구는 누가 자신에게 총을 쐈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근무를 마친 나는 흔들거리며 생활관으로 돌아왔다.

6.대략 새벽4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다들 안 자고 있었다.
썽꿘찐 내 후임은 리모콘을 든 채로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고생하셨소' 하는 듯 했고 그 옆으로 몇 명이 더 있었다.
내 자리는 오른쪽 구석에서 두번째였는데
건너편에서는 이성범이 라면을 끓여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허나 그 놈이 뭘 했는지 물을 잔뜩 흘려놨다.
나는 오랜만에 성범이에게 야이 get set key 를 날렸고
그 뒤로는 기억나지 않는다.

7.자기 전에 틀어논 4단계의 전기장판이 등을 굽고 있는 느낌이었다.  
눈을 떴다. 오전 아홉시 십일분을 가리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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