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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기/단상

그의

by 헤일매리 201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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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은 사실 언급할 말한 수준이 안된다. 교육 과정을 제대로 마쳤는지 알 수 없다.

게다가 그는 사생아이기도 했다.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그였지만, 다행히 주위 사람들은 이를 몰랐다.

자라나는 내내 마을 안에서만 살다가 이립의 나이에서야 바깥 세상에 나서긴 하지만

수중에 돈 따위는 없었고 여기저기서 끼니를 때우며 살았다.

거처도 일정하지 않았다. 오늘 여기가 허락되면 여기서ㅡ 다음날은 저기서ㅡ 하는 식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행색의 그를 노렸다.

르네 지라르가 말하는 '희생양'의 법칙에 따라 - 

그는 흔히 말하는, 약하거나 가난하거나 힘이 없고 보복가능성이 없는 인물로 딱이었다.

결국 군중들은 그를 제물로 바치는 데 성공한다.

그의 이름은 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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